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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차 세계철학대회 자원활동단 발대식에 참석하고서...

사용안함/短想 2008. 3. 2. 00:03

2. 12일 동생의 졸업식을 마치고나서 서울로 부리나케 달려갔다.

고속도로를 타고 나름대로의 부푼 기대를 안고 4시까지 숭실대로 갔다. 세계철학대회 자원활동단 발대식에 참석하고 나서의 느낀점과 몇가지 알림 사항을 기록하겠다. 이 글을 보시는 많은 철학도 여러분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라고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1900년 프랑스 파리에서 첫 대회를 시작으로 2003년 터키이스탄불에서의 21차 대회까지의 5년마다 열리는 철학계 최대규모의 학술대회로 흔히 철학의 올리픽이라고 불리기까지 하는 제22차 세계철학대회(WCP)가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서 열리게 된다. 전 세계 150여 개국 3,000여명의 철학자들이 모여 다양한 주제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여러가지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생각하고 그 생각들을 공유하는 자리이다.

올해의 주제는 "오늘날의 철학을 다시 생각한다."이다. 아시아에서, 그것도 한국에서 처음 시행하게되는 이 대회를 주관하고 기획하게 되는 여러 교수님들의 얘기를 들었다. 아무래도 유럽 쪽에서 처음 시행된 행사라, 거의 모든 행사의 세미나라던가 세션이 유럽이나 영미철학 위주를 흘러갔던 것을 이번 행사에서는 동아시아 철학에 비중을 높이고 더 많고,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또한 철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많은 참여와 경험을 위해 학생들은 참여비를 대폭 할인하여 5만원이면 등록가능하다고 한다.

7월 30일부터 8월 5일까지 7일간의 행사가 연속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그안에서 자원하여 행사에 봉사해줄 우리나라의 철학과 학생 및 인문사회분야 등 많은 학생들과 고등학생, 일반일에 이르기까지 200여명 정도의 학생들이 2월 12일 모여 발대식을 행사했다.

충북대 학생으로 유일한 나는 홀로 가서 좀 많이 뻘쭘했다. 서울경기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자원할동단 임원들이 그동안 열심히 노력해서 준비해온 모습이 여력했다. 세미나도 준비하면서, 스스로 철학의 학문 폭을 넓히려는 좋은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 이제부터 그것을 말하고자 한다.

그것은 한가지이다. 그들은 이 큰 행사 하나로 모든 것이 변혁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틀린 생각은 아니다. 자원활동단 분과 담당하시던 이화여대 이지애 교수님 역시 이번 세계철학대회를 통해서 그 동안의 철학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과 현실을 고쳐나갈 수 있다고들 크게 기대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여기에 참여하는 우리들이 해야할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고 싶다. 세계철학대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큰행사가 그것도 우리나라에서, 또한 아시아에서 최초로 열리는 거대한 학술제..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는가. 내 주변만 하더라도 철학과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면 100이면 100은 모른다는 것이 현 실정이다. 그렇다면 우리 철학도들이 앞장서서 알리면 되지 않느냐 하는 반론이 생길 것이다. 그것은 물론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자원활동단 임원들이 두발로 힘들게 뛰어다닌 서울, 경기 지역을 제외하고는 이 학술대회에 대해서 아는 학생들이 거의 없다. 관심을 가지지 않고 무관심하게 있는 철학도들의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여기서 문제 삼고 있는 것은 근본적인 것이다. 크고 거대한 행사 하나로 철학에 대한 인식과 철학을 대하는 사회의 태도가 바뀐다고 생각하는, 기대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철학의 문제는 철학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천지이다. 철학과 다닌다고 하면 철학관 차릴 거냐고, 점이나 관상을 볼 줄 아냐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또한 철학을 공부하는 학생들도 그들에게 자신이 공부하는 철학에 대해 자신있게 무어라고 설명해주지 못하는 것도 문제이다. 이런 가장 근본적이고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 나라 이 땅에서의 철학은 몇년이 가도 그 밥그릇을 제대로 찾아 먹을 수가 없는 것이다. 혁명이라는 것은 가장 작은 곳에서부터 근본 뿌리가 제대로 바뀌지 않으면 그 줄기로 뻗어나가는 수많은 문제들은 절대 고쳐질 수가 없는 것이다. 철학은 없어져야할 학문이 아니며, 불필요한 학문도 아니고, 남의 관상이나 점을 보고 미래를 예견하는 학문이 아니다. 그것이 왜 아닌지에 대해서 철학하는 자신이 먼저 알고 인식하고 남에게 자신의 입으로 전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장 먼저 이것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한국 사회에서의 철학은 여전히 비웃음 받고, 괄시 받는 학문이 될 것이다.

이러한 작은 문제들에서 출발하여 점점 철학에 대한 우리 사회의 잘못된 인식을 바꿔나가야 하는 것이 우리 철학도들의 역할일 것이다.

여기서는 그 해결방도에 대해서 자세히 논하지 않겠다. 본인도 항상 그 문제로 고민하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할 때 우리는 항상 그 근본 원인을 찾아나가야할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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