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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가 베르토프 Dziga Vertov _ 가치론연습 _ 리얼리즘과 영화에 관한 테제

철학/가치론연습 2008. 5. 21. 21:22
출처 욕망하는 영화기계 | 새움
원본 http://blog.naver.com/2gamdok/40014302144 

 "Camera Cogito"

  러시아 혁명의 성공은 예술의 낡은 형태에 대한 적대감을 가지게 하며 사회주의 사회의 건설이라는 목적 속에 우선 스토리나 내러티브에 대한 거부를 드러낸다. 특히 지가 베르토프는 <<카메라를 든 사나이>>와 같은 영화를 통해 새로운 사회에 새로운 감수성을 발전 시키려고 한다. 즉 그의 영화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는 것 처럼 전통적인 잔존들을 모조리 해체하여 영화라는 매체가 가지고 있는 새로운 가능성에 상당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에이젠슈타인은 그의 영화를 보고 너무 난해하여 민중들을 깨우기는커녕 잠들게 할 것이다라는 투로 비판하였고, 영화의 혁명성을 찬양하던 레닌 조차도 영화를 보는 도중에 나와 버렸다는 소문이 있다. 하지만 베르토프의 영화는 사회주의 혁명이라는 비젼도 드러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영화의 새로운 시점을 제시하였고, 변증법적 현실 포착을 통해 일상적인 실체속의 배후에 있는 사실을 보여주었다는데 매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영화에서 전통적 양식의 잔존은 '문학의 우위'로 대표된다. 문학적 내러티브의 지배는 영화라는 매체의 자체적 특수성이 발현되지 않는다. 그리고 과거나 지금이나 그러한 문학적 내러티브와 연극적 연출에 의해 영화는 다지 상업거리일 뿐이고, 인간 지각의 한계를 '정박'시켜 아무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한다. "지금까지의 모든 영화는 단지 문학적 뼈대에 영화라는 피부를 입힌 것에 불과하다. 기껏해야 그 피부 아래 약간의 영화적 지방분이나 영화적 살코기가 자라날 뿐이다. 우리는 영화의 뼈대를 절대로 보지 못한다." 베르토프는 이러한 상황을 다시 "문학적 구두를 영화적 왁스로 닦는 것"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영화가 해야 할 일은 영화적 구두를 만드는 것이다.


  '영화의 눈 Kino-eye'(혹은 카메라의 눈)은 인간의 자연적 눈에의한 시야의 협소함을 넘어서서 비가시적이었던 영역을 가시화 시켜준다. 지표면에 국한된 인간의 눈은 매우 제한적이며 이동속도도 느리다. 하지만 영화의 눈은 그러한 시점의 한계를 극복하여 이데올로기적 제약에 정박된 시선을 구하여 한계를 극복한다.


  이러한 카메라에 의한 지각의 특징은 첫째, 인간의 눈이 지각 내용을 의식의 장치(뇌)를 통해서 보완하고 교정하는 반면에, 기계적 눈은 그와 같은 왜곡이나 조정없이 사물을 지각한다. 둘째, 인간의 몸에 구속되지 않은 자유로움은 인식의 확장과 시선에 자율성을 부여하여 '세계에 대한 새로운 시선의 가능성'을 영화에 남겨둔다. "이제 우리는 카메라를 해방시키기 시작하면서 영화 카메라가 모사에서 벗어나 정반대의 방향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베르토프는 '영화-눈'의 목적이 '영화-진실 Kinopravda'에 있다고 한다. 그것은 카메라의 광학적 사용을 통해서 일상적 현실의 배후에 있는 법칙성을 찾아내는 것이다. 예를들어 우리가 민족의 신화를 연구하여 우리 기층의 사유를 찾아내듯이 영화를 통해 미로에 갇힌 뇌를 끄집어 내는 것이다. "해방되고 완성된 카메라와 감독하고 관찰하는 인간의 전략적 두뇌가 집중되어 결과물을 만들게 된다."


  하지만 베르토프의 <<카메라를 든 사나이>>를 보면 화면분할, 오버랩, 촬영속도의 변화, 명암대비 조절과 같은것들을 영화의 눈을 통해 본 진실이라고 할수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것에 대해 베르토프는 영화-눈의 방법의 실행이 단순히 현실의 조각들, 사실의 파편들을 기록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있다. 그는 당시의 다른 몽타주 이론가들과 마찬가지로 몽타주에 상당한 이론적, 실천적 중요성을 부여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영화-눈을 통한 진실은 몽타주와 기타 영화장치에 의한 효과로 새로운 독해를 가지게 되고, 대중의 의식에 침투하는 것이다. 즉 현실은 단순히 기록되는 것이 아니라 영화적 장치를 통해서 해독되어야 한다. "이는 일종의 변증법으로 영화-눈의 방법은 한편으로는 삶의 사실들이 외부 현실에서 나타나는 그대로를 다루는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모든 가능한 영화적 장치를 사용하여, 새로운 시각적 구조를 창조하는 것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질 들뢰즈는 영화에서의 카메라 시점이 몸에 구속되고 정박되어 있는 인간의 시점인 지각보다 우월하다고 말한다. 그가 전개시킨 '이미지 존재론'에 따르면 어떤 의미에서 인간보다 영화가 훨씬 주요한 사유의 원천과 대상이 될 수 있기때문이다. 우리는 베르토프의 영화를 통해 진부함과 상투성의 '질식할 것 같은 상황'에서 벗어나 무한한 사유를 할 수 있을것이다.


- 2005/06/17 이주영(2gamdo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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